04.10.14 16:44

이제 가을도 깊어서..

겨울을 향해 가고 있다.

가을과 겨울이 만나는 느낌을 잘 전해주는 장소 하나를 소개한다.

 

 

 

여기는 대구광역시 달성군 다사읍 낙동강 제방 위이다.

약도는 맨 밑에 참조하기를...

 

 

 

다사에서 성주로 가는 30번 국도를 따라 가다 보면

다사읍을 벗어나자 마자 나오는 제방이다.

강 건너는 고령군 다산면 노곡리이다.

 

옛날에는 여기와 노곡나루까지 배들이 오갔다.

상상해보라

잔잔한 가을의 강을 미끄러져 가는 나룻배와 도포 쓴 사람들을.....

지금은 나룻배는 사라졌다.

지금은 자동차가 그 역할을 하지만

조선 말기만 하더라도 낙동강 수로는 영남을 잇는 길이었다.

 

조선 시대에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던 강이

이제는 사람과 사람을 끊어 놓고 있다.

저 건너 노곡리는 얼마전까지 오지라고 불릴만 했다.

요즘에는 대구 화원에서 노곡리까지 도로가 잘 나 있다.

강은 끊어주고 길은 이어준다.

이 옆을 지나는 길 30번 국도는 포항에서 멀리 전북 부안까지

남한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길이다.

성주를 지나 무흘 계곡을 넘어 나제통문을 지나 무주를 거쳐

, 진안, 전주, 부안까지 달려가는 길이다.

가히 경상도와 전라도를 이어주는 길이라 부를 수 있다.

아이가 없을 때 집사람과 나는 처가집 갔다오는 길에

곧잘 이 길을 달리곤 했다.

전라북도 김제에서 대구까지 장장 5시간을 달리는 길이다.

거꾸로는 가급적 달리지 말기를

지는 해가 너무 아름다워 도무지 엑셀을 밟을 수 없다.

 

제방 옆을 지나는 30번 국도는 노인들의 전설에 의하면

싸움에서 진 왕건이 단신으로 도망쳐 지나가던 길이었다 한다.

그래서 다사 고개를 옛날에는 '왕 쉰이 고개'라 불렀단다.

 

여기서 성주 방향으로 30번 국도를 조금만 더 가면 나룻터가 있다.

달성군지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이곳의 달 뜨는 풍경이 기막히다 한다.

 

집 사람과 내가 여기를 갈 때는 스산한 겨울의 초입이었다.

갤로퍼를 제방위에 세워두고 왔다 갔다하며 바람을 쐬었다.

 
이 제방아래 강변의 겨울들이 무척이나 예뻤다.

 

 

지는 해를 배경으로 아내의 사진을 찍었다.

지금보다는 얼굴 살이 좀 올랐다.

 

 

아래는 갤로퍼 차 안에서 초점을 흐리게 포커스를 맞춰 찍은 사진이다.

흐릿하지만 나 스스로 보기에는 느낌이 좋아 아직 가지고 있다.

별 취미가 다 있다고 집사람은 웃었다.

아래에 눈처럼보이는 노이즈들은 차창의 먼지들이다.

 

^^; 나는 거의 차를 세차 안한다.

 

참 의외였다.

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사진이 느낌이 좋아서...

 

 

 

참고로 혹시 이 곳으로 출사하고 싶은 분들이나

할 일 없이 거닐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약도를 올린다.

올 가을 한 번들 가보시라.....

 

 

 

사용한 카메라의 기종은 초기 sony 제품인데

아마 이름이 사이버샷   머였다.

화소는 200만화소

당시 가격은 150만원이 넘었는데

당시로는 획기적 디자인으로 LCD창이 자유롭게 움직여졌다.

렌즈는 좋은 것을 썼던 것 같았다.

  

 

  김재민님04.10.14 23:04  
ㅡ.ㅡ;; 선생님은 맨날 경치 좋고 멋진데만 다니시네요 부러워라 ㅠㅠ
  학원교사04.10.14 23:07  
아닐 걸, 요기 가면 내 욕 막 할지도 몰라. 찍힌 것하고 다르다고
  Hades04.10.14 23:34  
V1의 전모델이죠.. V1도 상당히 좋은 미들급이고요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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